영아기의 인지발달

인지는 인간의 정신적 사고 과정을 의미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인지적 성장은 영아기에 급속도로 이루어지며 몇 가지 반사능력만을 가지고 태어난 신생아가 점점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존재로 변화한다. 피아제에 의하면 영아는 자극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반사적 유기체’에서 점차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고 사고할 수 있는 ‘생각하는 유기체’로 변한다고 한다.
1. 영아기 사고의 특성
피아제는 감각운동기를 6개의 하위 단계로 나누었는데 그 단계들은 다음과 같다.
(1) 반사운동기(출생~1개월)
영아는 빨기, 잡기, 큰 소리에 반응하기와 같은 반사적 행동에 의존하며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영아는 다양한 반사능력을 가지고 외부 세계를 이해하게 되는데 이들 중 가장 우세한 반사는 빨기 반사이다. 영아는 입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지 빨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빨기 반사, 잡기 반사 등은 계속 발달하게 되며 이후 인지발달을 위한 기본 바탕이 된다. 이 단계의 중요한 특징은 첫째, 자신과 외부 세계간의 구분이 없다. 둘째, 다양한 반사도식들을 사용함으로써 환경의 요구에 보다 더 잘 적응할 수 있다.
(2) 일차 순환반응기(1~4개월)
영아의 관심은 자신의 신체에 있기 때문에 일차 순환반응이라고 불린다. ‘순환반응’이라는 용어는 빨기, 잡기와 같은 감각운동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가 우연히 행한 행동을 통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결과를 초래하면 계속해서 그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영아가 손가락을 빠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손가락을 자꾸만 입 속에 넣으려고 한다. 순환반응의 목적은 기존 도식에 대한 수정이며, 이 도식의 수정은 지적 발달에 대한 입증이다.
(3) 이차 순환반응기(4~8개월)
이 단계의 주요 특징은 영아가 자신의 외부에 있는 사건과 대상에 매우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차 순환반응이라 불린다. 일차 순환반응기에는 영아가 자신의 신체와 신체 주변에 있는 대상과 사건에 관심을 갖지만 이차 순환반응기에는 영아의 관심이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흥미로운 사건들을 발견하고 이를 다시 반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딸랑이를 우연히 흔들어 소리가 났을 경우, 영아는 잠시 멈추었다가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다시 한 번 딸랑이를 흔드는 행위를 되풀이 하게 된다. 이것은 목표지향적 초기 형태가 시작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며 그러한 행동이 되풀이 되는 것은 ‘의도성’이 나타나는 증거이기도 하다.
(4) 이차 순환반응의 협응기(8~12개월)
영아의 관심은 자신의 신체가 아니라 주위 환경에 있으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가지 행동을 협응하기 때문에 이 단계를 이차 순환반응의 협응기라고 일컫는다. 피아제는 수단과 목적의 관계를 영아가 인과개념을 이해하는 첫 징후로 보았다. 영아가 방해물을 치우고 숨겨진 물건을 찾아내는 행위는 대상 영속성의 개념을 획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하위 단계에서는 어떤 물체가 눈 앞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 물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정도로 영아의 대상영속성 개념이 발달하게 된다.
(5) 삼차 순환반응기(12~18개월)
삼차 순환반응기가 되면 영아는 실험적 사고에 열중하게 된다. 즉 영아는 새로운 원인과 결과 간의 관계에 대해 이를 가설화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영아는 처음에 장난감 북을 북채로 쳐보지만 다음에는 어떤 소리가 나는가 보려고 연필로, 블록으로, 그리고 망치로 두들겨 볼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영아가 걷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이때이다. 영아가 고도의 활동성을 갖기 시작할 때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 이 하위 단계에서 영아는 매우 적극적이고 목적지향적이며 시행착오적으로 탐색하는 특성을 보이게 된다. 영아는 새로운 대상이 생기면 그 대상을 다각도로 탐색해 보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단계와는 다른 새로운 수단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영아는 원하는 장난감을 갖기 원하는데 팔이 닿지 않을 경우 막대기를 사용하여 밀어보는 시도를 할 수 있다.
(6) 정신적 표상(18~24개월)
이 하위 단계는 영아의 지적 능력이 놀랄 정도로 크게 성장하는 시기이다. 영아는 이제 눈앞에 없는 사물이나 사건들도 정신적으로 그려내기 시작하고 머릿속에서 먼저 생각을 한 후에 행동을 하게 된다. 정신적 표상이 가능해지면서 이전 단계까지는 불가능하던 지연모방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것은 어떤 행동을 목격한 후 그 행동을 곧장 모방하지 않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에 재현하는 것을 말한다.
2. 영아기의 기억발달
영아는 새로운 자극과 이전의 자극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이것은 영아에게 기억력이 있다는 사실을 말 해 주는 것이다. 영아에게 기억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하는 문제에서 재인기억과 회상기억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 재인기억
영아는 시각, 촉각, 청각 등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반복되는 자극에 습관화된다. 출생 시 산소결핍증 또는 뇌손상을 경험한 영아는 습관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며, 나중에 발달장애 또는 학습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Rovee-Collier(1987)는 영아의 재인기억에 관해 실험을 했다. 3개월 된 영아에게 침대에 모빌을 달아 놓고 모빌이 매달려 있는 틀과 영아의 한쪽 발을 리본으로 묶어 놓았다. 영아는 발을 차면 모빌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몇 주일 후에 영아를 같은 침대로 데리고 와 발을 리본으로 묶지 않았는데도 대부분의 영아들은 발을 차는 시늉을 했다. 이것은 발로 차면 모빌이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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