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발달단계

오이디푸스 이전 단계의 여자아이에게 남자의 성기와 여성의 질을 비교하는 과제는 대단히 어렵다. 인지발달 능력의 제약도 있고 여성의 성기는 남자아이의 고추나 고환처럼 쉽게 보이거나 개념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두 살짜리 여자아이가 자기 성기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뭔가 있음’과 ‘아무것도 없음’ 사이의 차이를 알아내려는 초창기 정신 작업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있음’과 ‘없음’ 같이 단순한 개념에서 점차 자신의 성기는 복잡한 구조이며 부분적으로는 몸 내부에 있고 강력한 즐거운 감각의 원천이라는 내용으로 바뀐다. 여자아이가 음핵 자체보다 전반적 성기 부위(음핵, 음순, 질)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남자아의 성감대가 귀두 부위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는 반대로 여자아이의 성감대가 더 넓게 퍼져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여자아이가 오이디푸스 단계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단계를 하나 더 겪어야 한다. 남자아이와 달리, 여자아이는 엄마와의 끈끈한 애착을 포기하고 성적인 관심과 애정을 아빠에게 돌려야 한다. 일단 그것이 달성되고 나면 여자아이의 오이디푸스 발달은 남자아이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아이는 엄마가 아빠에게 특별한 신체적 및 심리적 친근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엄마를 대체하고픈 욕망 때문에 유아기부터 지속되어 온 엄마와의 깊은 사랑에 대해 고통스러운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여자아이도 남자아이처럼 같은 방식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해결한다. 엄마에 대한 사랑과 덩치가 크고 힘센 부모의 복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점차 자신의 성적 욕망과 공상에 대해 입을 다물게 된다. 그리고 엄마와 다른 여자 어른과의 동일시를 통해 여성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의 폭을 넓혀 가면서 잠복기 단계로 돌입한다.
음성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아이는 양쪽 부모를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음성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도 경험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공상과 행동들의 집합 속에서 아이는 같은 성의 부모의 애정과 관심을 얻기 위해 반대 성을 가진 부모와 경쟁을 벌인다. 초기 아동기에 양쪽 부모 모두에게 아이가 경험한 애착의 깊이를 생각해 보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아이의 정서적 측면에서 보면 음성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일관된 주제이며, 지속되는 도전과 경합 속에서 같은 성의 부모와 애정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전형적 오이디푸스 현상의 의미와 성인의 반응

두려움, 공포증, 악몽: 유아적 신경증

3~4세가 되면 아이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고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갑자기 어둠을 겁내고 혼자 자기를 겁낸다. 이런 현상은 이 또래의 발달에서는 정상이다. 아이가 적절히 오이디푸스 갈등에 접어들었고 아이 마음에 넘치고 잇는 강력한 성적, 공격적 생각을 다루기 위해 증상 형성으로 대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 형성은 유아적 신경증이며 억압, 투사, 전치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진일보된 자아발달 상태다. 오이디푸스기의 공포증 증세는 훗날 발생하는 공포신경증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성인기와 달리 유아기의 이러한 형태는 정상적인 발달이 진행되고 있다는 조짐이다. 계속되는 두려움, 공포, 악몽 등이 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시기는 일생을 통틀어 오이디푸스기뿐이다. 잠복기 후기나 청소년기 같은 다른 발달단계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진단적 개입을 요하는 병적 상태를 의미한다. 후기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신경증적 증상이 발생한다면 임상가는 모든 신경증이 해결되지 못한 오이디푸스 갈들에서 비록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설득하거나 유령, 도깨비, 괴물이 실제로 있지만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려고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부모가 지속적으로 편안함과 안전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잠복기로 접어들면서 유아기적 신경 증상은 저절로 줄어들고 신경증이 사라진다는 것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해결’과 초자아의 내재화를 의미한다.

  • 크기 비교

오이디푸스기의 아이들은 크기를 비교하는 데 열중한다. 크기와 관련된 힘에 눈뜨면서 자심들에게는 힘이 없음을 알게 되고 부모가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 이 또래 아이들은 흔히 어른 옆에 딱 붙어 서서 키를 재 보거나 어른 손에 자기 손을 대어 본다. 종종 괴롭다는 듯 또는 화가 난 듯 “아빠는 왜 이렇게 커요?” “내가 크면 아빠는 조그맣게 될거야.”와 같은 말을 덧붙인다. 그렇게 비교할 때 보이는 분노감은 같은 성을 가진 부모의 성기를 겨냥한 신체적 폭력으로 전환되어 나타난다. 장난 삼아 그랬다든가 우연히 실수로 그랬다며 빤히 보이는 변명을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크기 비교를 하는 것을 격려해서는 안 되고 또 무시해서도 곤란한데 아이로서는 상당한 분노와 아픔을 동반하는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해 주면서 부모는 아이가 되받아 치는 것을 민감하게 눈치채고 받아주어야 하며 이어지는 육체적 공격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 성적 호기심

오이디푸스기의 아이는 자신은 물론 다른 이의 성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다. 성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고 부모와의 신체적 접촉을 시작하려는 시도도 늘어난다. 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고 솔직하게 대답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아빠, 아기는 어디서 와요?”라고 물어봐서 아빠가 “엄마 몸 안에서 온단다.”라고 했을 때 아이가 만족했다면 질문은 여기서 끝날 것이다. 아이가 물어본 것 이상으로 자진해서 알려 준다거나, 어른의 신체나 기능을 알려 주기 위해 부모의 몸을 사용해서 시범을 보인다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붓는 꼴이 된다. 아이는 인지 능력과 용량이 한계가 있으므로 그 많은 정보와 느낌을 차분히 통합해서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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